
트랜잭션 처리 속도를 결정하는 프로토콜 요소
트랜잭션을 빠르게 처리하려면? 블록체인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비트코인은 느리고, 솔라나는 빠르다. 왜 그럴까?
같은 블록체인인데도 트랜잭션 처리 속도(TPS)가 크게 차이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블록체인의 성능을 이야기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개념이 바로 트랜잭션 처리 속도다. 하지만 단순히 TPS 수치만 비교해서는 각 네트워크의 구조적 차이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 글에서는 TPS에 영향을 주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의 핵심 요소들을 정리하여, 기술적으로 어떤 부분이 속도를 결정하는지 쉽게 풀어본다.
트랜잭션 처리 속도란?
트랜잭션 처리 속도(Transaction Per Second, TPS)는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거래 수를 말한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대량의 사용자 요청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실제 서비스로서의 확장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TPS는 단순 수치 이상의 개념이며, 다양한 프로토콜 요소에 의해 결정된다.
TPS에 영향을 주는 5가지 핵심 프로토콜 요소
1. 합의 알고리즘의 구조
블록체인에서 블록을 생성할 때 어떤 방식으로 참여자들의 동의를 얻느냐가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합의 알고리즘이다.
- PoW (작업 증명): 연산 경쟁이 필요해 느리다. 예) 비트코인, 이더리움 초기
- PoS (지분 증명): 무작위 또는 지분 비례 선택, 상대적으로 빠르다. 예) 이더리움(머지 이후), 폴카닷
- DPoS (위임 지분 증명): 소수 대표자가 블록 생성, 매우 빠른 트랜잭션 가능. 예) EOS, TRON
- DAG (방향성 비순환 그래프): 블록 없이 트랜잭션이 바로 연결, 초고속 처리 구조. 예) IOTA
합의 구조가 복잡하거나 네트워크 참가자가 많을수록 처리 속도에 영향을 준다.
2. 블록 생성 간격(Block Time)
블록이 생성되는 시간 간격이 짧을수록 트랜잭션 처리 속도는 빨라진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평균 10분에 1개의 블록이 생성되지만, 솔라나는 0.4초 수준이다. 이 차이만으로도 TPS는 큰 격차를 보인다.
| 체인 | 평균 블록 생성 시간 |
| 비트코인 | 600초 (10분) |
| 이더리움 | 12초 |
| 솔라나 | 약 0.4초 |
| 폴리곤 | 약 2초 |
짧은 블록 생성 시간은 빠른 거래 처리로 이어지지만, 보안과 검증 속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3. 블록 용량(Block Size)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트랜잭션의 수는 블록 용량에 따라 결정된다.
블록 크기가 크면 더 많은 데이터를 담을 수 있지만, 네트워크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 비트코인: 약 1MB
- 비트코인 캐시: 최대 32MB
- 이더리움: 블록 가스 한도로 조절
- 솔라나: 병렬 구조로 다수 트랜잭션 동시 처리
TPS를 높이기 위해 블록 용량을 무조건 키우는 것은 네트워크 안정성과 맞물려 신중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4. 트랜잭션 처리 방식: 직렬 vs 병렬
기존 블록체인은 대부분 직렬(순차적)로 트랜잭션을 처리한다. 반면 솔라나는 Sealevel이라는 병렬 처리 엔진을 통해 한 블록 안에서 여러 트랜잭션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 직렬 처리: 처리 속도 한계 존재 (예: 이더리움 메인넷)
- 병렬 처리: 복수의 스마트 계약을 동시에 실행 가능 (예: 솔라나)
병렬 처리 기술은 TPS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혁신 요소다.
5. 네트워크 대역폭 및 노드 처리 능력
블록체인은 전 세계 노드 간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속도와 노드의 하드웨어 성능이 트랜잭션 처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노드가 많고 다양한 환경에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처리 속도에 편차가 생긴다.
- 일부 체인은 고사양 서버를 요구하여 속도는 빠르지만 탈중앙성은 희생되는 경우도 있다.
TPS는 소프트웨어 설계뿐 아니라 네트워크 인프라의 물리적 한계에도 영향을 받는다.

트랜잭션 처리 속도를 결정하는 프로토콜
TPS는 단순 비교 지표가 아니다

많은 프로젝트가 자사 블록체인의 TPS를 경쟁하듯 홍보하지만, TPS 수치는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 테스트 환경 기준인지 메인넷 기준인지
- 트랜잭션 종류가 단순 송금인지 복잡한 스마트 계약인지
- 블록 생성 실패율이나 전파 속도는 어떤지
TPS는 블록체인의 성능을 가늠하는 하나의 기준일 뿐이며, 실사용에서의 안정성, 보안성, 탈중앙성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블록체인의 속도를 좌우하는 것은 '설계'다
트랜잭션 처리 속도는 단순히 숫자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각 블록체인은 목적과 철학에 따라 다른 프로토콜 구조를 가지고 있고, 그 안에 포함된 합의 방식, 블록 구조, 처리 방식 등이 TPS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트코인이 느린 이유, 솔라나가 빠른 이유는 우연이 아니다.
블록체인 기술의 속도를 이해하는 것은 곧 그 설계 의도와 방향성을 읽는 것이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분석하거나 투자하고자 한다면, TPS 수치만이 아니라 그 속도를 만들어내는 프로토콜 요소들의 배경까지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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