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기록되면 끝이다? 블록체인에서 데이터가 절대 사라지지 않는 구조적 이유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는 왜 삭제되지 않을까요? 이것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설계 철학’과 ‘구조적 불변성’에 기반한 결과입니다. 블록체인에서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원리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해시 구조, 체인 연결 방식, 탈중앙화 저장 방식까지 고품질로 풀어드립니다.

블록체인의 철학과 프로토콜의 구조 그 자체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정보

“블록체인에 올라간 데이터는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이 문장은 블록체인 기술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되는 말이지만, 막상 왜 그런지 명확하게 설명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과연 무엇이 블록체인 데이터를 지워지지 않게 만들까요?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삭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블록체인의 핵심 원리 중 하나는 ‘불변성(immutability)’, 즉 데이터의 변경 불가능성입니다. 그리고 이 불변성은 단순한 백업이나 보안 수준이 아니라, 프로토콜 수준의 구조적 설계를 통해 구현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블록체인에서 데이터가 왜 사라지지 않는지, 그 이유를 다음의 5가지 핵심 요소로 나누어 상세히 설명하겠습니다.


✅ 1. 해시(Hash) 기반 구조: 데이터를 건드리면 모든 게 무너진다

블록체인의 모든 블록은 고유한 해시값(hash)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해시는 블록 안의 데이터를 수학적으로 요약한 고유 지문과 같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각 블록은 바로 이전 블록의 해시값을 포함한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블록들은 ‘사슬(chain)’처럼 연결됩니다.
이 구조 덕분에 하나의 블록, 즉 과거의 데이터라도 조금이라도 수정하면
→ 해당 블록의 해시값이 바뀌고
→ 다음 블록의 해시값도 전부 틀어지며
→ 결국 전체 체인 구조가 붕괴됩니다.

이러한 설계는 데이터 위·변조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며,
결국 ‘기록된 정보는 지워지거나 바뀔 수 없다’는 불변성의 기초가 됩니다.


✅ 2. 블록체인은 데이터베이스가 아니라 ‘분산 원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을 데이터베이스(DB)와 동일시하지만,
블록체인은 단순한 저장소가 아닌 분산 원장(distributed ledger)입니다.

즉, 데이터를 중앙 서버 한 곳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천~수만 개의 노드가 똑같은 복사본을 가지고 공유하는 구조입니다.

이 말은,

  • 누군가 한 노드에서 데이터를 삭제하더라도
  • 다른 수천 개의 노드에 동일한 데이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 삭제 시도는 즉시 무효화되며
  • 변경 사항이 전체 네트워크에서 ‘합의’되지 않으면 반영조차 안 된다는 뜻입니다.

결국 블록체인의 진짜 힘은 데이터가 모두에게 공유되고, 동시에 복제되며, 상호 검증이 가능하다는 데 있습니다. 이 분산성과 복제성 자체가 데이터의 삭제를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 3. 합의 알고리즘(Consensus Mechanism)이 데이터를 고정시킨다

블록체인에서는 새로운 블록이 생성될 때마다
네트워크 참여자 간의 합의(consensus) 과정을 거칩니다.

  • 비트코인에서는 PoW(작업 증명)를 통해
  • 이더리움 2.0 이후에는 PoS(지분 증명)를 통해
  • 일부 체인에서는 BFT(비잔틴 장애 허용 합의)를 통해

모든 참여자가 "이 블록이 유효하다"라고 인정해야만
블록이 체인에 추가되고 기록이 영구화됩니다.

이렇게 기록된 블록은 합의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역사"로 고정되며,
이후에는 누구도 단독으로 변경하거나 삭제할 수 없게 됩니다.


✅ 4. 데이터 삭제 기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블록체인은 일반 데이터베이스처럼
DELETE 명령어를 사용하는 ‘삭제 API’가 없습니다.

즉, 개발자나 사용자조차도

  • 기존의 블록을 삭제하거나
  • 그 안의 거래를 지우는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심지어 잘못된 데이터, 해킹, 스캠 등이 기록된 경우에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블록에 정정 정보를 추가함으로써 해결합니다.

이 구조는 장기적으로 완전한 거래 기록의 투명성을 확보하게 해 주며,
금융, 회계, 법률, 인증 등의 분야에서 신뢰를 보장하는 기술적 기반이 됩니다.


✅ 5. 블록체인에선 ‘시간’도 위·변조할 수 없다

블록체인은 시간 순서대로 블록이 생성되며,
각 블록에는 타임스탬프(timestamp)가 포함됩니다.

이로 인해 블록체인은

  • 데이터를 언제 누가 기록했는지
  • 어느 시점에 어떤 거래가 이뤄졌는지
    시간의 흐름까지 검증 가능한 장부가 됩니다.

이런 시간 기록은
✔ 회계 감사
✔ 법적 증거
✔ 저작권 등록 등
데이터의 신뢰성과 공공성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강력한 무기로 작용합니다.


✅ 그렇다면 ‘데이터 삭제’는 진짜 불가능할까?

이론상으로는 일부 블록체인(예: 프라이빗 체인 또는 테스트넷)에서는
관리자가 노드를 통제하거나, 체인을 리셋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에서는
수천 개의 노드와 글로벌 참여자가 분산되어 있어
일방적인 삭제나 수정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예외적으로 ‘하드포크’(체인 분리)를 통해
과거 데이터를 무시하고 새로운 체인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이는 네트워크 전체의 합의와 사회적 이슈를 동반하는 큰 결정입니다.


‘데이터 불변성’은 기술이자 철학이다

블록체인에서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저장 방식이나 보안 장치 때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한 번 기록된 데이터는 누구도 손댈 수 없다”는 철학
프로토콜의 구조, 합의 알고리즘, 분산 저장 방식, 해시 기반 구조
모두 반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불변성 덕분에
블록체인은 투명성, 신뢰성, 검증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기존 중앙 집중형 시스템이 제공하지 못했던 ‘변하지 않는 진실’을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지우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록의 진실성을 영원히 보존하는 기술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블록체인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사회적 신뢰 기반 인프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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